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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이 시집을 간다.쉬는시간 /나의 이야기 2017. 11. 20. 23:18
벌써, 여러 날 째 씨름을 하고 있다.
몇 번을 고치고 또, 삭제하기를 반복하였다.
이게, 이렇게 힘든 것인줄 몰랐다.
술을 한잔한 날에 끄적거린 것을 다음날 보면 너무, 코믹하고
맨 정신으로 적어 놓은것을 다음날에 읽어보면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술을 조금만 먹고서 몇자 적어본다.
그런데, 너무 적게 마셨나 ? 취기가 있다가 없어져서 그런지 ~
처음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든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다시 삭제할것 같아서
이렇게 저장해 보기로 한다.
결혼식이 있기 전날까지 계속 수정될것 같은 예감이다.
안녕하십니까,
방금, 사회자로부터 소개를 받은 신부 아빠, 신 동기입니다.
이렇게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제 딸의 혼례에 참석해주신
일가친척, 친지분과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결혼식이 있기 까지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사돈댁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은
학식과 덕망이 출중한 주례선생님을 모시고 해왔었는데
오래전부터 신랑, 신부 부모님의 편지글이나 덕담으로
변해가는 것을 요즘에 와서는 자주 보게 됩니다.
두어 달 전 ~ 어느 날 우리 딸이 저에게 그러더군요.
아빠! 우리 결혼식은 주례 선생님을 모시지 않고
양가 아버님들 덕담으로 대신하려고 하는데,
부담 갖지 마시고 편안하게 해주셨으면 해요. 라고 ~
사랑하는 딸 부탁이기에, 그러자고 했습니다.
제가 아들, 딸 둘을 키우며 혼례는 처음으로 경험하다보니
다소 서투르고 흥분이 되지만 우리 딸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부모로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소망하며,
축하와 염려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빌어서
몇 마디 당부의 말을 딸 과 사위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먼저, 사랑하는 딸 정미야 !
아장아장 걸음마 하던 너를 아빠가 등에 업고 다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흘러 오늘 우리 딸이
혼례를 올리는 날을 맞이하게 되는 군아.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다.
우리 딸 초등학교 1학년 가을 운동회로 기억된다.
달리기 결승점 부근에 서 있던 아빠를 향해 1등으로 달려와서
내 품에 안기던 우리 딸 ~ 아빠는 깜짝 놀랐었다.
넘어질까 염려되어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1등으로 달려와서 아빠 나 잘했지 하며
해맑게 웃던 너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 ~
엄마 아빠는 오빠만 좋아해 ~ 라고 하던 투정도 ~
지금 아빠의 기억 속에는 사랑스런 딸의 모습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는 거 우리 딸은 모를 거다.
정미야 ~ 오늘 너의 결혼을 엄마, 아빠는
이 세상 누구보다 축하하며 이 순간이 기쁘기만 하다.
엄마, 아빠가 우리 딸에게 바람이 있다면
남편 하는 일, 내조 잘하고 시댁어른 봉양하며
아들 딸 낳아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길 바라는 거다.
살다보면 힘든 일도 있겠지만 우리 딸이 현명하니까
잘해 나갈 거라고 아빠는 기대를 한다.
다음은 듬직한 우리사위, 박 서방 에게 부탁 하네,
지금까지 정미는 내 딸이었지만
앞으로는 자네와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는 짝이 되네.
부부 란 ~ 좋은 일이야 당연히 함께 하겠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 더 지혜를 모아 합심해야 하는 거
자네도 잘 알고 있을 거로 믿네.
박 서방 ~ 정미가 서툴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많이 도와주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내 바람이라네.
그리고 지금까지는 서로 만나오면서
상대방의 좋은 점 만 보였겠지만
앞으로 살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단점들도
하나, 둘 눈에 들어 올 거네,
부부가 생활을 하면서 상대의 단점만 보게 되면
부부간에 다툼의 원인이 된다고 하네.
이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부부는 없는 법이네.
나는, 우리 딸과 박 서방이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협심해서 잘 해쳐 나갈 것으로 믿고 싶네
힘겨운 일이 생기면
함께 고민하고 서로 손잡아 이끌어주면서
조화로운 부부의 발걸음을 힘차게 걸어가길 바라네,
자 ~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에게 당부를 할까 한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양가의 일가친지 및 하객 여러분들은
너희 두 사람의 결혼식을 축하해 주시려고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오신 분들이시다.
그리고, 너희 두 사람이 부부의 연으로 맺어지는
이 엄숙한 순간을 지켜보시면서 아들 딸 놓고 잘 살아 라고
애정과 기대를 담은 눈길을 보내주고 계신다.
너희 두 사람은 ~
지금 이 순간을 두고두고 오래도록 기억하며
세상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겠다 라고 하는 마음자세를
가슴속 깊이에 간직하길 바란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여기오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며
은혜를 갚는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거다.
마지막으로 우리 딸이 아빠에게 부탁한 말입니다.
우리 딸, 정미야 잘 살아라 ~~
우리 사위, 박 서방 사랑 한다 ~~~
이만, 제 딸과 사위에게 전하는 당부에 말을 마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왕림해주신
양가 친척, 친지 분들과 하객 여러분께 거듭 감사드리며
두서없는 말을 들어 주시어서 고맙습니다.
(우리딸이 너무 길면 하객들이 지루하니까 짧게 준비하라고 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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